얼마전 리루의 책을 읽다가 멍거를 알게 되었어요.
버크셔 헤서웨이의 부회장이자 워런버핏의 조언자 찰리 멍거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투자 병아리 재인증이죠.
23년에 작고하셔서 더이상 그의 지혜를 들을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가 세상에 남긴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통해 지혜를 엿볼 수는 있어요.
물론 영어를 할 줄 알아야해요.
왜냐면 멍거는 자신이 유명해지기를 바라지 않았죠.
어렵게 발견한 사실도 큰소리 외친다고 지식이 확장되지 않고 지식이 주입될 뿐이라며 '이 망할 주주총회를 제외하면 매우 조용하게 지낸다'고 주주총회에서 말했었거든요.
그래서 (리루때문에) 중국번역본이 출간된 것 외에는 번역본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https://blog.naver.com/popy7/223579235557
리루라는 사람이 낸 책이 궁금하면 여기서 읽어보세요.
멍거는 공자를 굉장히 좋아했는데요, 그 때문에 중국에 더 관대했을 수 있겠네요.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번역하며 읽기엔 시간이 오래걸릴것 같아서
찰리멍거바이블을 선택했어요.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추석 연휴 내내 들고 다니면서 일주일만에 겨우 다 읽었어요.
하루에 500페이지는 읽어야 한다는 버핏의 말이 떠오르네요. 큽
가치투자 그리고 집중투자
멍거는 버핏과 같이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에요.
누군가 멍거에게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그때 멍거는 자신은 파는 시기를 알지 못하기에 그에 정통한 전문가에게 물어보는것이 좋다며, 자신은 팔 고민 없이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고 대답했죠.
멍거와 버핏의 투자 방식은 집중투자에요.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과 다르게 분산투자 대신 집중 투자를 권하죠.
대신 평소에 공부를 많이 해두어야 해요.
그러다 확신하는 종목을 발견하면 버핏은 순자산의 75% 멍거는 100% 넘게 집중투자를 했었죠.
버크셔에 투자수익을 안겨준 회사도 최고의 투자 15개를 제외하면 아주 평범한 투자 성적밖에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저평가된 좋은 투자처를 찾아냈다면 승부사답게 승부하는 가치투자자이죠.
왜 멍거가 버핏의 조언자가 되었을까요?
버핏은 멍거 덕분에 벤저민 그레이엄 스타일의 투자법의 한계를 파악하고 장기간 동행하는 스타일의 투자법을 확립했거든요. 버핏은 자신의 의사결정과 사고방식에 '오류'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 멍거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죠.
격차틀 인식 모형
조언자 멍거는 어떻게 생각하는 방법을 사용할까?
생각의 오류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궁금해졌어요.
그는 '격자틀 인식 모형'을 강조해요.
머리속에 격자틀이 여러개 존재하는 거에요.
각 격자틀은 "역사, 심리학, 수학, 공학, 생물학, 물리학,화학,통계학, 경제학,분석도구, 방법론,공식"등이 담격있고 이 모든 격자틀을 바느질로 꿰맨 듯 하나의 틀이 되는 거죠.
여러 학문이 유기적으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게 '다학제적' 접근인데, 이것이 멍거의 '격자틀 인식 모형'의 핵심이에요.
가장 중요한 모형에 집중하라면서 '단' 80~90개 모형이 문제 대부분을 해결한다고 해요.
제 기준으론 참 많아 보이는데 말이죠.
이 모형을 시험을 잘 칠 정도가 아닌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로 충분히 익혀야 해요.
그런 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해요.
(멍거의 체크리스트는 글 하단에 남겨놓을게요.)
멍거의 자식들은 멍거에게 '걸어다니는 책'이라고 할 정도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평생 공부를 이어갔죠. 그런 멍거이기에 이런 다학제적 접근이 가능했던것 같아요.
격차틀이 광범위할 땐 '수학과 심리학' 먼저.
80개의 격자틀에 한가지 내용만 담더라도 이미 80개의 주제를 공부해야 하는데 언제 격자 다채우죠?
그래서 멍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몇가지 모형을 이야기하면 수학과 심리학이에요.
순열과 조합을 공부하라고 했는데요 이는 확률의 기초이기 때문이죠.
확률의 중요성을 많이 언급한 멍거였어요.
(*EBS 중학에 들어가면 확률 공부할 수 있어요. 24년 1년동안 동영상 무료랍니다. 큿.)
확률 다음으로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하는게 심리학이죠.
심리학을 가르쳐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노년에 하나씩 배울 수 밖에 없었다는 멍거는 매우 기본적인 내용이어서 학습을 끝냈을 때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추천하죠. 당시엔 2권까지만 나왔었나봐요. 지금은 4권까지 있답니다.
확증 편향을 극복하는 방법 _ 찰스다윈
사람의 생각은 상황과 경험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멍거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어요. 그러고 격자틀 인식 모형과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기준으로 삼게 되죠.
그렇다 해도 늘 맞는건 아니잖아요.
내가 맞다고 결론내린게 오히려 나를 올가멜 수도 있고요.
그런 상황에 멍거는 자신의 가설을 반박하는 자료를 수집한 찰스 다윈을 예로 들었어요.
이 부분이 너무 흥미로워 바로 제 인생에 적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죠.
'확증 편향 극복방법' 인죠.
자신이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대되는 사실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찾아요.
그러고 그 사실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해보는거죠.
실제로 버핏도 주주총회에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을 공매도한 트레이더 더그 카스를 초대한적이 있어요.
그에게 '곤란한 질문을 해서 주식 가격을 10% 떨어뜨려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어요.
버핏은 멍거처럼 반대의견을 외면하지 않고 사실과 분석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고 확증편향을 극복하는데 성공했죠.
이런 버핏 곁에서 멍거는 버핏이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자.주. 말해주었고요.
멍거의 주식투자 성공 '4단계 프로세스'
1단계. 능력범위
멍거는 능력 범위에 집중해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공자의 말을 자주 인용하죠.
아는 분야에만 집중하라는 말이에요.
그래서 멍거는 바이오나 IT 기술주 보단 생활에 밀접하고 잘 알 수 있는 분야에 투자했어요.
그가 코카콜라에 투자하라고 말한것에서 알 수 있죠.
버핏도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는 2미터 높이 장애물은 피하고 30cm 높이 장애물만 골아서 넘습니다"
2단계. 기업평가
1단계에서 통과한 기업이라면 이번엔 적자생존에 기초한 평가과정이에요.
'기업 분석 보고서'와 '재무제표'를 살펴요.
이건 기본중의 기본이죠. 그래서 멍거는 내재가치를 적절히 계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도 하죠.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현재와 미래의 규제환경, 노동환경, 공급자, 소비자 관계, 기술변화로인한 잠재적 영향, 경쟁력과 취약점, 가격 결정력, 확장성, 환경 이슈와 숨겨진 위험 등.. 끝이 없어요.
거기에 현금흐름과 재고, 운전자본, 고정자산 및 과대평가 되기 쉬운 영업권 등 무형자산도 재계산하죠.
스톡옵션, 퇴직연금, 퇴직자 의료비 부담도 포함입니다.
아 .. 가랑이 찢어질거 같아요.
멍거가 늘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하라는게 이런건가봐요.
뱁새가 황새 쫒아 가려면 즐거워 공부하게 이끄는 호기심이 필수군요.
이런 멍거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 건 기업 경영진이에요.
그러면서도 스스로 잘 돌아가는 회사가 경영진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죠. 히히............
3단계. 경쟁우위와 경쟁적 파괴
성주변에 구덩이 파서 물채워 놓고 외부인 침입을 막은게 '해자'에요.
멍거와 버핏이 바로 이 해자에 집착하죠.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방어하는 것이 해자거든요.
낮은 생산원가, 브랜드 파워, 규모의 이점, 기술 우위 등이 해자가 되겠죠.
그래서 멍거는 코카콜라에 투자하라고 했어요.
생산원가는 낮은데 브랜드파워 있지, 전세계적으로 팔리지, 기술적으로 우위에 서있지!(펩시보다 코카콜라가 맛있더군요)
이 모든것을 갖추었거든요
또 장기적 관점에서 대부분 기업이 '경쟁적 파괴'에 직면하는데요,
성장을 거듭해 대규모 기업이 될 수록 더이상 훌륭한 기업의 면모를 찾기 힘들죠.
투자자가 바라는 모습으로 장기간 생존하는 기업을 찾기 힘들어요.
멍거와 버핏은 바로 이 '경쟁적 파괴'의 힘을 극복하는 기업을 찾기 위해 모든 시간을 바친다고 해요.
4단계.내재가치
이 부분이 멍거가 버핏을 그레이엄의 방식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게끔 만들어준 부분이에요.
바로 성장주에 집중하는 것이죠.
내재가치를 계산한 후 시장 가격과 비교해요.
가치와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죠.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
라고도 말했죠.
이것을 통해 멍거와 버핏은 워싱턴포스트, 가이코, 코카콜라, 질레트, 애플과 같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죠.
버핏은 습관처럼 기업을 연구해요.
주식을 연구하는게 아니라 주식의 몸통이 되는 기업을 연구하는 거죠.
거시경제보단 미시경제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가계와 기업의 트렌드를 보는 거죠.
멍거와 버핏은 엄청나게 대단한 스킬이나 비밀스런 무언가가 있는게 아니었어요.
다만 꾸준히 공부하고 호기심을 가졌던 시간들이 모여 능력을 만들어냈고 그에 따른 부를 창궐해냈죠.
그들은 책벌레였고, 호기심있게 세상을 바라보았어요.
그래서 멍거가 99세까지 장수할 수 있던게 아닐까요?
멍거의 책을 읽는 동안 제게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전에는 자기연민에 빠지고 내 생각에만 빠져 쳇바퀴돌 듯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었죠.
하지만 이젠 생각의 방향을 바꾸게 되더라고요.
자기연민을 제거하고 심리학을 중심으로 사건을 바라보니 조금은 다르게 보였어요.
그러면서 내가 가진 격자 모형이 너무 적다는걸 느꼈어요.
끄집어 낼 이론이 없더라고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건 내가 아는 정보가 너무 희미했기 때문임을 깨달았죠.
그래서 심리학책을 함께 봤어요.
무서운게 뭔지 아세요? 다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고 아는 내용이었던거에요.
하지만 일상생활에 적용하지 않다보니 익숙하지 않아 중요할 때 기억이 안나는 거였어요.
어쩌다가 아니라 언제나 반복하라는 멍거의 격자틀 인식모형의 절차 내용을 다시 한번 깨달았죠.
머리속 격자틀이 커지고 확장되도록 저도 열심히 읽고 호기심을 가지고 활용해야겠어요,
CHARLIE MUNGER 고마워요.
찰리의 추천 책 리스트:
애덤 스미스(ex 국부론),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언어본능(스티븐 핑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필립 피셔),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종의 기원(찰스 다윈)
찰리의 체크리스트:
[가난한 찰리의 연감] 바로읽기:
https://www.stripe.press/poor-charlies-almanack/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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